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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86)  GTX-A 차량기지 노선변경 대책위원회 사람들- “사람이 먼저다” “안전하게 살고싶다”

입력 : 2019-06-20 01:49:14
수정 : 2019-06-21 01:11:53

파주의 아름다운 얼굴 (86) 

GTX-A 차량기지 노선변경 대책위원회 사람들

 

사람이 먼저다” “안전하게 살고싶다

▲GTX-A 차량기지 노선변경 대책위 (좌로부터) 안순덕부위원장, 김해성 위원장, 허지선 홍보부장

 

 

  교하중앙공원의 촛불집회

사람이 먼저다” “안전하게 살고싶다

교하중앙공원에서 울러퍼지는 함성이다. 지난 68일에 이어, 15일에도 700여명의 교하지역 주민들이 촛불집회를 가졌다.

‘GTX-A 차량기지 노선변경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주최한 촛불집회는 김해성 위원장의 성명서 발표, 손병철 고문의 ‘GTX-A노선의 위험과 기지창의 문제에 대한 설명에 이어, 8단지 노인회장과, 교하입주자연합회회장의 연대사가 있었다.

그리고, 세월호 노래가 울러퍼지며 주민들이 거리행진에 나섰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이 노래를 부르며 세월호 이후 안전이 우선이었던 구호가 다 어디로 갔는가 하는 생각에 비감함까지 일었다.

죽음의 노선 승인한 김현미 장관 사퇴하라”,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노선변경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주민들은 열병합발전소까지 거리행진을 가졌다.

 

▲ 2018년 12월 27일 GTX-A 공사 킨텍스 앞 시위

 

열배관 가스배관 6개를 지나는 위험천만 노선

GTX-A 노선 연장 사업은 정부고시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사업규모는 본선연장 6.17km, 입출고선 2.827km, 정거장 1개소, 차량기지 1개소(교하 차량기지)이며 총사업비는 5,000억 원이다. 운정 3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 분담금 3,000억 원과 차량기지 변경 914억원을 제외하면 시행사의 실 공사비는 1,086억원이다.

현재 문제가 되는 GTX-A노선은 ‘2017년 예비타당성조사보고서에서 결정된 차량기지 노선 원안이 아니고 교하청석스포츠센터와 열병합발전소 지하를 통과하는 것으로 변경된 것이다. 201812월에야 주민들은 공청회도 거치지 않은 채 노선이 변경된 것을 알게되었고, 곧바로 파주시와 국토교통부 민자철도팀에도 직접 ‘GTX-A 노선 동문 8단지 아파트 지하 및 지역난방공사 지하 통과 반대 청원서를 제출(1220)했다.

대책위는 현재의 GTX-A 차량기지 노선에는 2개의 고압가스관과 4개의 열배관이 불과 6m 깊이로 교차하고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설계도면상 연약지반도 암반으로 잘못 설정되어 있고, 라돈가스의 위험성이 있는 GTX 환기구 문제에 대해서 시행사는 방법이 없다는 답을 하고 있다, “1130회 운행할 경우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1227일에 있었던 GTX-A 노선 착공식 날부터 대책위는 3개월 동안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해왔고, 파주시청과 윤후덕 국회의원 사무실 앞, 국토부 앞에서도 수차례 집회 시위를 해왔다. 59일에는 시·도의원, 교하입주자대표회장협의회 등 지역사회단체와 정의당 등이 모여 ‘GTX-A 안전한 노선확보를 위한 지역대책협의회가 발족하여 교하·운정의 안전 문제로 지역차원에서 대응할 것을 논의한 바 있다.

68, 15일에 이어 매주 토요일 저녁 7시에 교하중앙공원에서 촛불집회를 가졌고, 18일에는 민주당사를 찾아 집회·시위를 하고 항의서한을 전했다.

 

▲ 2019년 5월 14일 윤후덕 국회의원 사무실 앞 시위

 

안순덕 부위원장 처음엔 재산권, 지금은 짓밟힌 권리에 대한 분노

‘GTX-A 차량기지 노선변경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주민들. 누구일까?

윤후덕 사무실 앞에서 구호를 외치던 안순덕 부위원장은 설명회와 간담회 자리에서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해서 인상에 남아있었다. “안전하다 안전하다 그러는데, 그러면 당신들 여기로 이사오고, 우리 이주대책을 세워주세요.”

대책위 부위원장 안순덕씨는 파주에 온 지 15년이 다 되었다 한다. “교하 분양할 때부터 6단지 살다가 8단지로 들어온 지는 3년 정도 되었죠. 동과 동이 넓어서 쾌적하고 녹지가 많아요. 조용하고 쾌적하고. 수영장도 있어서 애들 키우기 좋고. 어르신들도 수영장 되게 좋아하시죠. 어느 날 갑자기 GTX로 날벼락을 맞아서 나오게 된 거죠.” 안순덕 부위원장은 처음 나올 때는 재산권 문제로 시작했는데도 3차 주민간담회를 하고, 직접 연구하고 찾아보니 정말 위험해서 대책위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다고 했다.

열병합, 가스 배관... 정치인들의 마음.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는 마음. 다수에 의해서 소수의 의견이 묻히고 실력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의 짓밟힌 권리에 대한 분노, 정의감 때문에 하고 있는 거죠. 전에는 좁게, , 사무실, 교회밖에 몰랐는데, 이 일을 겪으면서 사회 운동 하시는 분들이 그래서 하는 거구나. 그분들이 존경스럽더라고요. 누군가가 목소리를 내서 나서야 하는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한국어 교사에서 대책위 위원장이 된 김해성씨

위원장 김해성씨도 한 눈에 이 곳이 반해서 울산에서 파주로 이사온 사람이다. “결혼하고 10년 동안 울산에서 살았어요. 애들을 유학 보내게 됐고 남편이 이직하고 해외출장이 잦은 일을 하게 되면서 공항이랑 가까운 지역을 찾다가 파주로 오게 되었어요. 딱 보고 조용하고 베란다가 넓은 게 좋아서 보자마자 계약을 했어요. 2012년이에요.” 김해성 위원장은 외국인을 위한 대안학교에서 한국어 교사로 활동해왔다. 이후 한 학기 휴직을 했다가, 위원장직을 맡게 된 것이다. 6월에 해야할 복직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한다. “일이 끝나지 않았으니... 이번 학기도 다 내려놓고 하는 거죠. 완전 여기에 올인하는 상태예요.”

일머리도 모르고, 이끄는 스타일이 아니라 굉장히 부담스럽지만, GTX 노선 자체가 황당하고 불합리해서 나서게 되었다고 했다.

지금은 노선이 아파트를 빗겨갔다면서 이미 결정되었고 바꿀 수 없다고 경로당을 돌아다니며 말하고 다니는 윤후덕 국회의원에게 분노하고 있다. “지역민을 위해서 해결해주어야 할 사람이 스스로 생존권을 위해 나서는 사람까지도 투쟁동력을 와해시키는 거죠.” 김해성 위원장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파주시에는 단순히 주민 불안을 해소해달라는 데, 파주시는 처음부터 의지가 없었어요. 이상해요.”

 

국가에게 내가 이런 일을 당해?” 허지선

허지선씨는 운정신도시가 생기기전에 월드메르디앙 1차에 살다가, 친정이 있는 고양에서 7년을 살다, 2013년 다시 교하로 돌아왔다.

저는 아이 키우고 평범한 주부로 지냈죠. 저는 전업주부가 저한테 맞고 제 개인 시간을 잘 활용하고 아이들 키우면서, 꼭 사회적인 것들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에요. 그렇게 조용히 살고 있었는데, 작년에 이의제기서가 온 거예요. GTX 노선이 열병합을 지나가고 우리 아파트도 지나가고... 말이 안 되는거예요. 그래서 관리소장님한테,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님한테, 시청에, 도하 시공사에 계속 전화하기 시작했어요. 엄청 했어요. 그러다가 착공식 2주 전에 첫 회의를 했고, 다 가고 한 여섯 분 정도 남아서 직책도 없이 그냥 일을 나눠서 하기 시작한 거죠.”

아파트 밑을 지나는 말도 안되는 GTX노선이 허지선씨에게 자괴감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내가 국가에 세금을 내는데, 국가에게 내가 이런 일을 당해? 너무 자괴감이 드는 거예요. 내가 사기꾼이나 그냥 부당한 일에 싸우면 괜찮겠는데 내가 국가랑? 그 생각에 너무 분노도 하지만 자괴감도 들고 힘이 빠지는 일이에요. 슬프기도 하고...” 덧붙여 대책위활동을 하면서 드는 심정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직장 안 다니다가 여러 일을 규칙적으로 처리하고 하는 게 되게 스트레스이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시작했고 제가 뛰어들었지만 정서적으로 피폐해지는 것 같아,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하는 기분이 들고... 그래도 책임감이 들어 마음을 다지고 또 다지고 하면서 가는 거죠.”

 

손병철 대책위 고문이 교하중앙공원 촛불집회에서 GTX노선의 문제점을 설명을 하고 있다.

 

시공사와 국토부의 논리를 깨는 손병철 고문

700명이 모인 교하중앙공원에 이어, 18일 여의도 민주당사 항의 방문에는 110명의 주민들이 동참했다. GTX 노선만이 아니라, 차량기지 문제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책위 고문으로 국토부와 시행사 설계도면을 꼼꼼히 분석하면서 문제를 파헤치고 있는 손병철씨는 대책위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집회에서는 차량기지의 문제를 조목조목 밝히기도 했다. 교하주민들의 동참이 늘어나는데는, 손병철씨의 논리적이고 꼼꼼한 설명에 덧붙여, 노선 변경에 대한 자신감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추적 60분 방송 못하게 하고, 도면이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실시계획상 심각한 오류가 있을 경우 변경을 해야합니다. 심각한 오류는 너무나 많습니다. 시추를 해서 검사를 했는데, 2004년 검사때는 흙이었던 지반이 지금은 암반이라 합니다.”

차량기지는 유해시설물입니다. 환기구가 생기면 반경 500m에는 영향을 미친다. 석곶초교, 청석, 교하고, 교하중학교에 유해시설물이 생기는 셈입니다. 공사할 때 환기구를 통해 안에서 터널을 팔 때 생기는 모든 물질이 교하지역 전체에 퍼지게 됩니다.”

 

 

▲GTX-A 차량기지 노선변경 대책위가 제작한 전단지

 

3,000억은 낸 주민들은 어디로 가고

입주민들은 주민 공청회 하나도 없이, 작년 12월 초에 등기도 무성의하게 보낸 것(구주소로 보내 등기를 제대로 받은 사람이 몇 명 뿐)등에 대해 정말 8단지를 무시하는구나 싶어서 젊은 엄마들이 일어나는 거예요.” 허지선씨가 젊은 층의 참여에 대해 설명했다.

김해성 위원장은 문제를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민자 사업의 정체성과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해요. 어느 지역에서든 항상 책임 주체가 없고, 과정에서 꼭 문제가 생기고. 이런 걸 국토부가 구조적으로 개선하고 바꿔야하죠. 국토부의 권력이 가장 크기 때문에. 그 다음에는 국회의원, 그 다음이 시예요. 국회의원하고 시장하고 똑같은 비중을 갖는다고 봐요. 3,000억이나 교통분담금을 내면서 이렇게까지 권한이 없다는 게 받아들이기가 어렵거든요. 파주시도 국토부위 하위이긴 하지만... 시민을 먼저 생각했으면 파주시도 반대에 나서야하죠.”

주민들이 낸 3,000억원의 교통분담금, 이 돈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노선에 쓰인다? 적어도 지역 민의를 대표한다는 윤후덕 국회의원과 최종환 파주시장은 이 현안에 대해서 침묵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저 안전하게 살고싶다고 외치는 주민들의 요구에 국토부와, 파주시와, 국회의원은 왜 답을 하지 않는 것일까?

                                                              임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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